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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패키지여행

스페인 패키지여행 이곳은 가지 않았으면 1편

by GATO VERDE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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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페인에 사는 고양이 Gato verde 입니다.


이번 글은 스페인 패키지 여행 오실 때 제발 가지 않았으면 하는 곳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단, 패키지는 내 맘대로 일부 도시를 넣거나 빼거나 수정을 하실 수 없으니 만약 여행 상품에 이 장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다른 여행 상품으로 선택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이지만 제안을 하자면 그렇습니다)



부디 패키지여행으로 가지 않으셨으면 하는 그곳은 바로

포르투갈의 "파티마 - Fatima"입니다. 
 

파티마 바실리카 대성당

 



스페인 가이드가 웬 포르투갈 이야기냐고요?

스페인 패키지여행의 경우 스페인만 보고 돌아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포르투갈도 함께 방문하지요.
덕분에 저도 포르투갈에 100번도 넘게 다녀왔습니다. 

포르투갈 여행 코스는 수도인 리스본을 방문하고 까보다호까(호까곶, 이하 까보다호까)를 방문하고 일부 신트라, 카스카이스를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팀이 파티마에 갑니다. 


 


파티마는 어떤 곳이길래 방문하는 것일까요?

1917년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서 양을 치던 세 어린 목동에게 성모님이 발현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세 어린 목동 (왼쪽부터)루시아, 프란시스코, 히아친타 (포르투갈식 발음으로는 루시아, 프란시스쿠, 자신타)가 나무 사이에 빛에 둘러싸인 성모 마리아를 보았습니다. 
 

성모님을 만난 세 어린 목동



그리고 세 아이에게 세계 평화를 위해서 묵주 기도해달라고 이야기하셨다고 합니다. 

세 아이가 성모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포르투갈 전역으로 소문이 퍼졌고 많은 사람이 아이들을 만나려고, 또 발현의 장소를 방문하고 싶어 파티마로 몰려들게 됩니다. 

성모님이 4번째로 발현한 10월 13일에는 신문기자를 포함한 수많은 인파가 파티마에 있었고 대략 3만-10만의 사람들이 있었다고 추정합니다. 

10월 13일에 비가 많이 왔는데 기적이 일어나 젖었던 땅도 마르고 병에 걸렸던 사람들이 낫게 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파티마는 이후 세계 3대 성모 발현지가 되었으며 3곳 중 가장 최근의 성모 발현지입니다. 

2017년에는 교황님이 주관하신 100주년 기념 미사가 열렸으며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100만명가량이 모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순례자와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한국에도 파티마 병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 목동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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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저는 스페인 패키지 여행에서 왜 파티마는 가지 않아야 한다고 할까요?

1. 파티마의 의미

참회 기도를 하고 계시는 분


위의 사진은 참회의 기도를 드리시는 분의 뒷모습입니다. 
잘 보시면 바닥의 색깔이 다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한 색의 바닥은 참회의 기도를 드리는 분들이 무릎으로 걸어서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길목입니다.
제 기억으로 아래부터 위까지 왕복으로 200미터 가까이 됩니다.  
무릎으로 걸어서 조금 이동하고 기도하고 이동하고 기도하기를 반복하며 왕복합니다.

그런데 한국 관광객분들이 기도 자리에서 2발 정도 걷고 V 하면서 사진 찍고 먼지 털면서 일어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야 이리 와 봐, 이렇게 찍어봐 저렇게 찍어봐 소란스러운 건 당연한 일이고요. 

성당 건물 배경으로 점프 샷 찍는 분들도 많습니다. 

주변에 경건한 마음으로 미사와 기도 중인 분들에게 상당한 민폐이며 부끄러운 모습들입니다. 

저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저런 가벼운 행동을 하시는 분들은 보기 민망했습니다. 

때로는 자신은 불자라고 하시면서 '우리는 이런 데 와봐야 뭐 아무것도 볼 거 없다. (일행에게) 우린 예불할까?' 하시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던 아주 전형적인 자신이 어디를 방문하는지도 생각하지 않고 온 분들의 모습입니다.  

 


2. 파티마의 위치

리스본과 까보다호까, 신트라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습니다. 리스본 시내에서 3~4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티마는 가깝지 않습니다. 

리스본에서 곧바로 가면 대략 1시간 40분 소요되고 까보다호까에서 가면 대략 두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다고 다른 방문지와의 중간에 위치하여 이동의 편리성이 있는 경우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빨간 동그라미가 파티마



리스본 - 포르투를 이동한다면 중간 위치에 해당하지만 패키지 팀들 중 포르투에 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리스본 - 마드리드는 8시간쯤 소요되고 리스본 - 세비야는 7시간쯤 소요되는데 파티마 때문에 돌아가느라 시간이 늘어납니다. 
(중간에 화장실도 들리고 구글맵에서 나오는 시간보다 더 많이 소요됨)



3. 방문 시간, 시각

경우 1. 마드리드에서 파티마에 간다면 대부분 마드리드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합니다. 
파티마에 도착하면 버스 운행이 약 6시간, 중간 쉬는 시간이 최소 15분, 30분 한 번씩, 시차 -1시간 하면 대략 6시간이 시계상으로 지납니다. (7시간 지난다고 봐야 함)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고 했으니 마드리드에서 1시에서 출발했다고 가정하면 포르투갈 시각으로 7시에 도착하겠네요. 

경우 2. 세비야에서 출발한 팀의 경우라면 세비야에서 아침 8시경 출발하여 약 5시간 30분 시계상으로 지나고 (실제로는 6시간 넘게 걸린다고 봐야 함) 리스본 도착하여 리스본 시내 관광과 까보다호까 관광 후 2시간 달려 파티마에 도착하면 대략 7시에 도착할듯합니다. 

경우에 따라 7시보다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있고요.


긴 길을 달려 파티마에 도착할 때쯤엔 매우 피곤합니다.

6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버스에서 가이드가 멘트도 하고 음악도 틀어주고 휴게소 잠시 다녀오고 여러 일이 있겠지만 6시간은 긴 시간입니다. 
한국에서 2~3시간 이동하는 것도 길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6시간을 버스로 이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피곤합니다. 대부분 시차 적응도 잘 안되어있고 주무시는 분들 많은데 버스에서 앉아서 주무시면 어깨, 목 등 불편합니다.

게다가 점심 먹고 7시간이 지났으니 매우 배고픕니다. (버스에서 뭐 드시긴 하시겠지만)

10월-3월경에 여행한다면 7시 이후는 이미 해지고 매우 깜깜합니다. 밤에 불 켜진 모습도 예쁘긴 하지만 마음은 이미 자러 가고 싶어 합니다. (시차 적응도 안 되었고)
천주교인이 아닌 경우 피곤함이 앞서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 고생하여 달려갔지만 실제로 보는 시간은 20분가량입니다.  그나마도 겨울엔 춥다고 안 보고 들어가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밤 9시 로사리오 묵주 기도회 등 있지만 참여하시는 분 지금까지 일하면서 5명 정도 보았습니다.  



 


4. 파티마에서 다음 장소로 출발하기
 
파티마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일정을 위해 출발하는 시각은 대략 새벽 5시 30분 혹은 6시 정도 됩니다.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나 출발하냐고요? 

바로 위에 말씀드린 마드리드-파티마 이동과 세비야-파티마 이동이 이번엔 반대로 일어납니다. 

대개 세비야-파티마(숙박) - 마드리드 혹은 톨레도 동선이거나 마드리드 혹은 톨레도 - 파티마(숙박) - 세비야 이렇게 진행이 됩니다. 

그러면 이번엔 파티마에서 출발해서 세비야 혹은 마드리드로 가야 합니다.
파티마에서 그렇게 새벽에 출발해서 달려야 톨레도에 오후 3시쯤 도착합니다. 
파티마에서 그렇게 새벽에 출발해서 달려야 까보다호까, 리스본 시내 관광하고 세비야로 또 달려야 7시 플라멩고 공연에 늦지 않게 도착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시차가 +1시간입니다. 


결국 여행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던지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새벽에 나가려면 호텔에서 조식은 드실 수 없고 빵과 음료, 과일 조금을 봉지에 담아놓으면 하나씩 들고 버스에 탑승합니다. 그리고는 버스에서 자다 일어나서 먹거나 먹으면서 가다가 자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특별 행사가 있는 날의 파티마




개인적으로 포르투갈 굉장히 좋아합니다. 
작고 예쁜 가게들도 많고 도시 자체가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파티마는 빼고 리스본이나 포르투 혹은 이동 동선상 방문이 편리한 다른 소도시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조정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는 그럴 권한이 없습니다)



끝으로 전 파티마는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종교적으로도 의미 깊은 곳이라 신앙심을 가진 분들에게는 매우 뜻깊은 방문지가 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종교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성당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에서 타 종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분들의 방문은 정중히 사양하고 싶고 행사 진행의 편리를 위해 다른 장소로 대체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이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 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uchas gracias y nos vemos pro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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