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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심리학

여행심리학 - 무엇하나 맞는 말이 없었다.

by GATO VERDE 202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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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페인에 사는 고양이 Gato verde입니다. 

 

이전부터 계속 고민하던 내용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무엇하나 맞는 말이 없었다. 

 

까사밀라에서 약간 북쪽으로 가면 La pepita라는 식당이 있다. 

식당 벽면에는 수많은 누구 왔다감 낙서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글로 누군가가 신혼여행을 다녀가며 적은 글씨도 보았다. 

 

이 분들은 여기를 어떻게 알고 왔을까? 

헤매다가 왔다기엔 식당의 위치는 그리 관광객들이 올만한 위치가 아니다. (내 생각엔)

 

요즘엔 거의 대부분 블로그, 유튜브를 보며 정보를 얻고 본 내용들을 바탕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것 같다. 

아마도 저 신혼부부도 이 식당을 누군가의 후기를 통해 알게 되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아닐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나 같은 글 쓰는 사람들이나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책임감 있는 내용이 중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몇 달 전에 나는 바르셀로나 근교의 바닷가 도시에 있는 모 식당을 직접 방문해 보았다. 

누구라고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바르셀로나에 오래 살았고 이곳을 잘 아는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유튜버가 있다. 

Como si el viviera muchos años en Barcelona.

그 사람의 영상중 하나에서 자신은 이 식당의 단골이며 식당 사장님과도 친한 것처럼 이야기하며 이 식당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어떤 메뉴를 소개했다. 

그래서 나는 그 식당을 직접 방문에서 사장님에게 그 영상을 보여주며 물어보았었다. 

 

나-이 사람을 아는가? 여기에 자주 오는가?

사장-모른다. 

나-이 사람은 자신이 여기에 자주 온다고 소개하는데?

사장-사실 한국 사람들 여럿 왔다 갔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은 없다.

 

나-이 사람은 저 메뉴가 가장 맛있다고 소개하던데..

사장-그 메뉴는 우리 식당의 주력메뉴가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동양인들이 와서 그것을 시키더라. 방문해 주는 건 고맙다. 하지만 식당의 주력메뉴를 추천해 줘도 그것만 먹고 가는 게 의아하기도 하다. 

 

짧은 대화였지만 결론은 그 유튜버는 그 식당의 단골도 아니고 사장님과 아는 사이도 아니고 자주 방문하는 것도 아니었고 추천해 준 것도 식당의 주력메뉴가 아니었다. 

그의 말 중 무엇 하나 맞는 말이 없었다. 

 

오늘도 바르셀로나 여행을 계획하거나 꿈꾸는 누군가는 그의 영상을 볼 것이고 그 식당에서 그 메뉴를 먹어보겠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행객들은 사실 블로그나 유튜버가 말하는 내용을 쉽사리 팩트체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그대로 믿고 추천 식당과 추천 메뉴, 코스 등을 따라 할 수 있다.

 

무엇하나 맞는 말이 없는 내용을 보고 그걸 따라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다가 가는 걸까.

 

그 사람의 영상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네가 뭔데 지적질이냐』

『맛있게 먹고 즐거웠으면 그만이지 뭔 맞고 틀리고를 따지냐』

『네 이상 듣보잡이었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리며 나만 배부르게 욕먹고 조롱당했다. 

 

조회수가 높으면 그것이 그냥 팩트가 되어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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